지난 2월 말, 건강을 챙기려는 직장 동료의 제안으로 10여 년만에 등산을 했다.(앞으로 등산메이트)
토요일 아침에 갑자기 연락이 왔는데 거절을 못하고 오후에 보기로 했다가, 아무래도 일정이 안맞아 다음날 아침으로 변경했다. 얼레벌레 오케이를 한 터라 주말 아침부터 나갈 준비를 하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았다. 아침 8시반쯤이었나... 등산메이트는 집앞으로 날 데리러 와주었다.
하산 후, 그 날 기분이 어땠는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등산이 꽤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점심으로 콩나물국밥 한그릇할 때 아-주 피곤했던 느낌이 남아있다. 집에 와서 씻고 누운 후 그길로 뻗어버렸다. 주말에 어영부영 보내는 시간이 많은데,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하고 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그날 하루를 뿌듯하게 했다.
그후로 3월에 한번, 4월에 두번, 5월(지난 주말)에 한번까지, 총 다섯 번 비음산에 올랐다. 그동안 주변에 등산 명소 목록도 찾아봤는데, 집에서 가기에 가장 가깝고 가장 낮은 산이라 계속 같은 산만, 그것도 같은 코스로만 올랐다. 매번 갈 때마다 풍경이 달라져서 재미가 있었다. 2월에는 물이 꽁꽁 얼어있었는데, 3월에는 초입부터 졸졸 시냇물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4월 초에 갔을 땐 진달래와 벚꽃이 흐드러졌고, 5월 중순에 가니 풀이 성큼 자라고 우거졌다.
비음산은 코스가 여러가지인데, 나는 창원중앙역 뒤편에서 시작하는 코스로만 다녔다. 가장 길고 완만한 코스다. 오르다보면 중간에 길이 나뉘는데, 완만한 쪽으로만 가면 된다. 정상에 오르기 직전에 5분 정도 급경사가 있다. 급경사가 끝나면 잠시 숨을 고른 후, 능선을 따라서 5분~10분 정도 더 가면 정상(정상 표지가 있는 곳)이 나온다.
등산을 하면서, 폰에 깔린 만보기 어플에 그날 걸음 수를 직접 찍은 사진을 배경으로 해서 기록하는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걸음 수가 만보를 넘으면 '사진으로 기록해보세요!'와 같은 알림이 뜨는데, 이전에는 하루 만보를 걸은 적이 없어 알림을 받은 적이 없었다^^) 덕분에 등산을 갔던 모든 날을 기록할 수 있었는데, 종종 내가 이 기록사진을 모으기 위해 등산을 가고 싶어하는 것 같기도 했다. 한장한장 모이니 뿌듯하고, 계절 변화가 말하지 않아도 보이는 게 왜이리 좋던지.
지난 주말(5.14. 토요일) 등산은, 날이 더워지는 것을 생각해서 만나는 시간을 7시 30분으로 앞당겼다. 거의 한 달만에 가는 거라 중간에 힘이 들까봐 걱정했는데 웬일인지 전혀 힘들지 않았다. 전날 살짝 내린 비로 상쾌한 공기 + 초록초록한 풍경 + 풀내음 + 완전 시원한 바람 등등... 거짓말 약간 보태면 살짝 감격해서 힘든 줄 모르겠더라. 2주정도 지속한 홈트로 체력이 올라온 건가 싶기도 했다. 영 싫어하던 유산소 운동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중의 장점이었다.
'힘들지 않다'는 경험 + 일찍 가면 덥지 않다는 확신으로, 이제 등산 메이트가 연락이 없는 주말에는 혼자서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먹어졌다. 앞으로 적어도 한 달에 한번 이상은 가게 될 것 같다. 올해 12번을 채워야지. 이렇게 비음산 정복을 하는 건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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